연말에 비오는 바닷가에서.
나는 원래 연말에 설악산 대청봉을 부장님(!)과 함께 산에 올라가려고 했었다(!!)
그래서 눈물을 머금고 차를 몰고 나서 설악산 대청봉의 한계령 휴게소로 넘어가려 하였던 찰나,
하나님이 보우하사 갑작스러운 강설로 인해 안타깝게도(🤭). 입산금지 상황이 발생하고 그날은 오색식당에사 저녁을 먹고 해안에 있는 게스트 하우스에서 하룻밤을 묵게 되었다.
부장님은 원래 설악산 휴게소에서 먹었어야 했다며 아쉬운 마음에 삼겹살을 게스트 하우스에서 구워먹었다.
다만 한가지 깨달은 것은 기름기 많은 음식은 산에서 구워먹기에는 적절하지 않다는 사실이었다.
기름을 계속 흘러나와서 휴지로 닦아내거나 버려야 되는 행위가 산 위에서는 제한이 있기 때문이다.
대신 적당한 것은 목살 안심살 등 기름기가 적은 고기와 소시지 등을 김치와 함께 먹는 것이 제일 적절한 선택이 될듯 하다.
그리고 다음 날 나는 게스트 하우스에서 나와서 바닷가를 둘러 보았다.
바다에서는 비가 내리고 있었고, 12월 31일 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날씨가 온화했다.
해변에는 비 속에서도 연인들과 (30~50대로 보이는🤗)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로 바닷가는 생동감 있는 모습이었다.
영하의 바다는 아니지만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바다의 서핑을 즐기고 서로 간에 의사소통을 하면서 서핑을 가르치고 배우고, 그리고 즐기고 있었다.
그토록 재미있을까.
나도 언젠가는 시간과 돈을 들여서 스킨 스쿠버나 바다 수영을 즐기고 싶다는 충동을 살짝 느꼈었다.
바다에 비를 맞으며 해변가를 한참을 걸었다가
신발에 흙이 들어오고 신발 바닥 밑창이 뜯어진 것을 보고 어이가 없었다. 왜냐하면 블랙야크에서 15만원을 주고 산 등산화였는데 불과 1년도 안돼서 밑창이 뜯어지고 모래가 침습하는 사태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여러분은 블랙야크 운동화는 사지 마시고 옷도 기능성이 떨어지니, 단순한 패션 용품으로만 접근하세요!
바다에서 한참을 걷다가 몸이 으슬으슬 추워서 바닷가의 카페를 방분했다.
되게 따뜻하고 산뜻한 카페였는데 커피보다는 약간 알코올이 섞인 뱅쇼를 한잔 마시고 싶었다.
그래서 사장님께 뱅쇼를 주문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자몽과 계피 향이 잘 우러났으며 와인의 가벼운 알콜기운이 내 차갑게 식은 몸을 따뜻하게 데워주었다.
뱅쇼의 가격은 8000원이었는데 양은 좀 작은 느낌이었지만 차가운 몸을 달래는 데는 이 이상의 음료수가 없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따뜻한 한잔을 마시고 있는데 부장님께 전화가 왔다. 비오는데 뭐하고 있냐고.
그냥 비오는 날 바다의 정취를 느끼고 있다고 대답했더니, 혹시 주식으로 돈을 많이 잃었냐고 물어 보셨다.
ㅋㅋㅋㅋㅋㅋㅋ 뭐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거랑 관계 없이 비가 오든 말든 나는 걷고 돌아 다니는 것을 즐기는 편이라고 답변드렸다.
점심시간 즈음에 부장님을 모시고 간 것은 양양의 전통 감자 옹심이 집이었다.
양은 좀 아쉬웠지만 정갈하고 부드러운 옹심이 맛이 한겨울에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맛이었다.
감자 옹심이를 2인분으로 시켯는데 양이 아쉬워서 장칼국수를 한그릇 더 주문해서 먹었다.
나름 의미있는 연말 행사를 잘 마무리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에게
Happy new year~!